2011년 5월 17일 화요일

Article: #io2011 후기2: 피터 베스터바카, 그리고 앵그리버즈


#io2011 후기2: 피터 베스터바카, 그리고 앵그리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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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16 - 10:31 오후

이 사람의 이름은 피터 베스터바카(Peter Vesterbacka), 핀란드의 작은 게임회사 로비오의 ‘마이티버드’입니다. 앵그리버즈 게임의 모든 레벨에서 별 3개를 얻은 사람이고, 지금 자기가 플레이하고 있는 앵그리버즈의 레벨이 어디인지를 가장 중요한 비밀로 여기는 사람입니다. 어디까지 게임이 완성됐는지에 대한 정보를 미리 유출시킬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 베스터바카는 앵그리버즈라는 유명 스마트폰 게임을 만든 핀란드의 게임회사 로비오의 창업자입니다. CEO이자 게임개발자지만 스스로의 직함은 CEO가 아닌 마이티버드입니다. 게임을 하다 어려운 곳에서 막히면 돈을 주고 살 수 있는(iOS앱에서만) 바로 그 ‘만능 해결사’의 이름이죠.
구글 I/O 행사 둘째날의 크롬 관련 기조연설 무대에 등장한 베스터바카는 시종 일관 즐거웠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는 그 플랫폼, 월드와이드웹으로 앵그리버즈가 진출합니다”라고 말할 땐 모두가 환호성도 질렀죠. I/O 행사에서 베스터바카를 보면서 든 생각은 왜 이 사람이 타임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들어갔는지 이해가 간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베스터바카는 경박해 보입니다. 잘 생긴 외모도 아닙니다. 돈은 좀 벌었겠지만, 베스터바카보다 부자인 사람은 세상에 수십만 명도 넘을 겁니다. 그래서인지 타임의 100인 사이트에 는 온갖 비난성 댓글이 넘쳐납니다. “앵그리버즈를 만들었다고 100인에 포함될 수 있다면 그런 사람은 내가 100명 쯤 더 소개시켜줄 수 있다”거나 “이건 여태까지 타임이 선정해 왔던 100인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는 얘기가 수두룩하죠.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지금 앵그리버즈는 일종의 상징입니다. 어느새 “앵그리버즈가 돌아가는 플랫폼이야말로 정말로 의미있는 플랫폼”이라는 권위를 부여하는 경지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아이폰에서 앵그리버즈가 성공하자 수많은 팬들은 앵그리버즈를 다른 스마트폰에서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앵그리버즈는 (국내에서는 별로 유명하지 않지만) 핀란드에서는 유명한 노키아의 스마트폰 ‘심비안’용 ‘오비(Ovi)’ 스토어에서 앵그리버즈를 발매했습니다. 심비안 스마트폰용 게임이었죠. 그 뒤 아이패드가 나왔던 지난해 4월이 되자 아이패드 전용 앵그리버즈도 나와서 인기를 모았습니다.(저도 이 버전의 앵그리버즈를 모두 사서 갖고 있군요) 8월에는 ‘웹OS’용 앵그리버즈도 나왔습니다. 팜용 게임이니 노키아 오비스토어보다 더 마이너하긴 했지만, 어쨌든 웹OS를 인수한 HP는 “엄청나게 빨리 웹OS로 포팅할 수 있었다”고 자랑하기도 했습니다. 플랫폼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척도가 바로 “앵그리버즈가 작동하느냐”의 여부가 된 셈입니다.
이후 로비오는 앵그리버즈를 안드로이드용으로 개발했습니다. iOS와 시장을 양분하는 메이저 플랫폼에 진출하면서 앱을 무료로 뿌리기 시작했습니다. 이건 iOS와는 전혀 다른 선택이었죠. 앵그리버즈는 순식간에 안드로이드폰에서도 ‘모두가 내려받는 앱’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iOS의 유료시장과 안드로이드의 무료시장 양쪽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는 아주 드문 앱이 됐습니다. 이게 지난해 10월의 일입니다. 올해 3월에는 광고가 없는 안드로이드용 유료 버전도 아마존 앱스토어의 시작과 함께 발매됐습니다. 그러자 더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앵그리버즈와 같은 게임을 ‘유치한 게임’ 취급했던 소니(플레이스테이션)와 마이크로소프트(엑스박스), 닌텐도(위.Wii, 닌텐도DS) 등이 너도나도 앵그리버즈를 자기들의 게임기용으로 만들어 달라고 로비오에게 구애하게 된 겁니다. 그뿐만이 아니죠. 전자책 단말기 누크(Nook)도 앵그리버즈를 끌어들이겠다고 호언하고, 심지어 ‘소셜게임’이란 말을 만들어낸 플랫폼 페이스북마저도 페이스북용 앵그리버즈를 유치하려고 합니다. 그리고는 모두가 알다시피 구글까지 나섰습니다. 크롬 웹브라우저용 앵그리버즈가 그 결론이었죠.
이래도 피터 베스터바카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의 자격이 없다고요? 스티브 잡스와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발머와 스티븐 일롭, 히라이 가즈오, 래리 페이지, 사토루 이와타의 시선을 모두 한 몸에 받고 있는 사람이?
앵그리버즈는 그래서 우리 시대의 슈퍼 마리오입니다. 아무리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분들이 계신다 해도.

(Sent from Flipboard)


이선범 박사의 iPad에서 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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