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5일 목요일

[수첩]대학 구조조정과 의과대학


“의학계열이 주요 지표에 반영되지 않아 치명타를 입었다. 평가 인증도 받았다. 부실 의과대학 이미지는 억울하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의사국가시험 합격률은 전체 평균 92.8%에 미치지 못했다. 의사국시에서는 이들 대학 교육이 최고인 것만은 아니라는 결과다.”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일면서 대학가가 침체 분위기다. 총장 및 보직교수들이 줄줄이 자리에서 물러나는가 하면 일부 대학의 반발 여론 등 후폭풍이 만만찮다.



정부재정 지원 및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에 의과대학을 보유한 곳들이 포함되면서 의대ㆍ의전원 학생을 비롯해 관계자들 역시 이번 사안을 바라보는 시선에 날이 서 있다.

사실 대학 구조조정 신호탄으로 불리는 이번 명단 발표는 의학계열이 지표 산정에서 일부 제외되는 등 의대 문제로 확대해석 하기엔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 해당 대학들도 아쉬움을 드러내는 등 불똥이 튈 여지가 충분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번 구조조정 바람이 의과대학 교육을 돌아볼 수 있는 또 한 번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의과대학 인증평가에 미온적으로 대처해온 서남대뿐만 아니라 재정지원 및 학자금 대출 제한 대학 명단에 고신대, 관동대, 원광대 등이 오르면서 ‘부실 대학’에 대한 의료계의 눈초리는 더욱 매서워졌기 때문이다.

특히 부실 의과대학은 그동안 국가시험 응시 제한 관련 법안 발의로 이어지는 등 의료계의 고민거리 중 하나로 꾸준히 논의돼 왔다.

더욱이 의과대학 교육의 질이 의사국가시험 합격률로 대변되는 의료계 밖의 시선들로 인해 고민의 무게가 더욱 가중되는 형국이다.

지금까지 의학계에서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의과대학의 입시학원화였다. 높은 의사국시 합격률이 부실한 교육환경과 미비한 지표 수행에 면죄부 역할을 해왔던 전적 탓이다.

최근에는 국회 자료를 통해 전국 의과대학의 의사국시 합격률이 이른바 SKY로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경우 전국 평균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더욱 불을 지피고 있다.

일반적으로 서열화 된 대학평판과 인식에 대한 경종일 수 있지만 국시 합격률이 의대 교육의 전부로 비쳐지는 것은 우려할 만하다.

‘의사국시만 합격하면 그만’이라는 대학본부와 학생 등 구성원 모두의 인식이 의대 교육의 질적 발전과 변화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란 우려감이 팽배하다.

암기 위주 방식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의대교육 특성을 넘어 소통 능력은 물론 인문학과 윤리 등 다각도의 모색이 시도되는 현재의 노력과도 평행선을 달릴 뿐이다.

학부 시절과 국시에서의 높은 성적은 좋은 스펙이 될 수 있지만 의료인으로서의 자질과 소양 모두를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

의과대학 교육은 의사 직능에 있어서 가장 기초이자 뿌리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대학들에게 지표 개선ㆍ향상과 더불어 의료계 고민에 동참하고 의대교육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요구되는 가장 큰 이유이자 명분이 아닐까 싶다.
김선영기자 (ks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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